2017.8.30 도쿄구울로 켄쿠로오이
도쿄구울AU로 켄쿠로오이 보고 싶다.
*도쿄구울이란?
: 인간과 인간을 먹는 구울이 사는 세계관입니다. 구울은 인간과 구울 외에는 먹을 수 없으며, 그 외의 것은 섭취시 몸이 망가집니다. 유일한 예외는 커피와 물. 먹을 수는 있으나 공복이 지속됨.
대학에 가서 새 친구 오이카와를 사귄 쿠로오가 거리로 놀러 갔는데, 거기서 소꿉친구 켄마를 만나고 그 뒤부터 미묘해지는 시점으로.
“켄마, 오늘 무슨 게임 발매일이야? 거리엔 잘 안 나오더니.”
“응... 쿠로, 그것보다 옆에 있는 사람은?”
“오이카와! 같은 동아리를 하고 있어!”
켄마는 오이카와를 눈으로 훑더니, 쿠로오에게 할 말이 있다며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했으면. 오이카와도 쿠로오에게 켄마의 소개를 듣더니, 팀과제를 하러 자취방으로 돌아가자고 말함.
쿠로오는 둘의 이야기를 듣다가 켄마의 이야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오이카와에게 미안하지만 과제는 나중에 하자고 말함. 오이카와는 드물게 표정관리를 못하다가, 쿠로오의 친한 사람이라면 자기도 알고 싶다며 따라가겠다고 함.
쿠로오는 곤란해서 켄마를 봤지만, 의외로 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라고 했음. 켄마의 집으로 갈 때도 어색한 분위기라서 쿠로오는 최선을 다해 공통의 취미인 배구로 말문을 트게 하려고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음. 둘 다 시험 전날에 벼락치기를 한다고 해놓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표정이었음.
켄마의 집에 와서도 분위기는 전혀 변하지 않았고, 쿠로오만 눈치를 보다가 음료라도 가져올지 고민함. 자기가 없으면 더 이상한 분위기가 될 것 같아서.
“부탁해. 쿠로.”
하지만 켄마의 말로 쿠로오는 마실거라도 가져오기로 함.
“켄마는 늘 먹던 걸로 가져오면 될 거고, 오이카와 너는?”
“나는 아무거나 잘 먹어, 쿠로쨩!”
“알았어. 켄마 냉장고 좀 쓸게.”
그렇게 쿠로오가 자리를 비우자, 켄마와 오이카와는 서로를 노려보며 인상을 썼음.
“쿠로한테”
“쿠로쨩한테”
손대지 마. 네가 먹을 사람이 아니야.
둘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고 같은 이야기를 했음. 뉘앙스가 너는 안 돼의 느낌이라 불꽃이 튀었음.
“너처럼 가면 쓰고 다니는 놈들은 쿠로 옆에 있으면 안 돼.”
“너처럼 음흉한 애도 쿠로쨩 옆에 있으면 안 되고. 잘 지내는 척 하다가 먹을 생각이지?”
“너!”
쿠로오가 음료를 들고 문을 열었을 때, 멱살을 잡을 분위기의 둘이 보였으면.
“친해지고 싶다는 거 거짓말이지?”
“...”
“아니야! 취미가 겹치니까 친해질 수 있어! 원래 사람은 싸우면서 크는 거니까! 어, 쿠로쨩 그거 오렌지 주스야? 마침 목말랐는데! 고마워!!”
눈을 피하는 켄마와는 반대로, 오이카와는 쿠로오가 건네주는 주스를 원샷했음.
“맛있다! 새콤달콤해! 얘 주스 취향이 괜찮은데?”
쿠로오를 보고 환하게 웃은 오이카와가 곁눈질로 켄마를 살폈음. 켄마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음.
“주스가 이렇게 맛있는데 커피만 마셔?”
“켄마는 어릴 때부터 입이 짧아서.”
쿠로오와 오이카와만 말을 나누는 시간이 좀 길게 흐르자, 켄마는 쿠로오에게만 할 이야기가 있다며 오이카와에게 나가달라는 요청을 함. 오이카와는 비밀이야기면 자신도 듣고 입을 다물고 있겠다고 하지만 켄마가 거부했음. 옆에 있던 쿠로오도 미안하다는 듯 가라고 이야기했고. 쿠로오만 구울의 집에 두고 와야 하는 오이카와는 불안하고 불안해서, 저녁까지 돌아와 달라는 말을 몇 번이고 했음.
“쿠로쨩이 안 오면 나도 과제 안 할거야! 같이 펑크내고 같이 재수강하자고!”
오이카와는 저 말을 끝으로 집을 나섰음.
“쿠로. 저 사람이랑 친구야?”
“응. 말도 잘 맞고, 친해.”
“근처에 살아?”
“거의 옆집 느낌이야. 가까워.”
켄마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쿠로오의 손을 잡고 말했음.
“당분간 자취방으로 돌아가지 마, 쿠로.”
“왜?”
“옷에서 구울의 냄새가 났어.”
그러면 오이카와도 위험할 거라며 연락을 하려는 쿠로오를 켄마가 말렸음. 그 사람한테서는 나지 않았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옛날부터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는 켄마였으니까 쿠로오는 알겠다고 말했음. 그래서 급한 일이 생겼다며, 다음학기에 재수강 같이 하자고 오이카와에게 라인을 남김.
그리고 그 날, 켄마는 집으로 돌아온 제 부모님을 보고 쿠로를 부탁한다고 말한 뒤 밖으로 나갔음. 쿠로오한테는 제 옷을 입고 제 방에서 자라고 이야기를 하고서. 켄마는 그 뒤로도 부모님이 돌아오면, 밤에 자주 밖으로 나갔음.
홀로 집으로 돌아온 날, 오이카와는 안절부절못했음. 쿠로오와 소꿉친구라고 하는 애는 구울이었기 때문이었음. 오랫동안 봐 왔다면서 왜 구울인지 모르는지. 쿠로오와 연애를 하고 싶었던 오이카와는 초조했음. 그 푸딩머리의 구울한테 쿠로오가 죽으면 어떻게 하지?
쿠로오에게 재수강을 하자고 라인이 온 걸 본 순간엔 비명을 지를 뻔했음. 쿠로오가 위험했음. 거리에서는 사람인 척 이것저것 먹기는 했지만, 그 구울의 집에서는 구울끼리의 이야기를 했는 걸. 거기에 푸딩머리는 혼자 사는 것 같지도 않았음. 그 집에 적어도 구울이 둘 이상있다는 건 냄새로 알 수 있었지. 오이카와는 늦은 밤에 나고 자란 미야기로 기차를 타고 떠났음. 구울과 싸우려면 허기가 져서는 안 되니까. 최고의 몸 상태로, 싸워서 쿠로오를 살려야 했음.
늘 유지하고 있어서인지 다행스럽게도 몇 번의 식사로 몸은 금방 최고의 상태가 되었음.
오이카와는 늦지 않았기를 바라며 쿠로오에게 라인을 보냈음. 푸딩머리와 친해지고 싶어서 고향에서 특산물을 샀는데, 그걸 계기로 만나고 싶다고.
답은 의외로 빨리 왔음. 그래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쿠로오였음.
“다행이야, 쿠로쨩. 살아있었어.”
“오이카와,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푸딩머리를 먼저 만나고 싶다는 말에 쿠로오가 왜 친구인 자신보다 먼저 만나냐며 태클을 걸었지만, 오이카와는 쿠로쨩이랑 친하니까 점수를 따두고 싶다고 둘러댔음. 쿠로오는 이상한 웃음소리로 웃었음.
“그거 결혼하기 전에 상대의 부모님한테 하는 대사 아니야?”
“난 쿠로쨩이 좋으니까.”
“뭐?”
“난 쿠로쨩이 좋아. 정말 좋아. 그러니까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쿠로오는 오이카와의 연락을 받고, 켄마에게 말을 꺼냈음. 예전에 본 그 친구가 널 만나고 싶다는데. 솔직히 지금까지의 켄마라면 거절할 줄 알았는데, 오늘의 켄마는 이 소식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눈을 반짝였음.
“기다렸어?”
“조금...”
“네가 신경을 쓰고 별일이네.”
“쿠로의 새 친구니까... 그것보다 쿠로, 기분이 좋아 보여.”
“그래 보여?”
“응.”
“고백 받았거든. 몰랐는데, 좋아한대.”
“그 친구?”
“응.”
켄마는 의자에서 일어나 쿠로오에게 향했음. 켄마의 침대 위에 앉아있던 쿠로오는 다가오는 켄마를 보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음. 켄마는 쿠로오의 말에 대답은 안 하고 쿠로오의 이마에 입 맞췄음.
“좋아해, 쿠로.”
“알고 있어. 그래서 옆에 있잖아.”
“아니야. 쿠로는 몰라. 나는 네 생각보다 더 많이 너를 좋아해.”
“켄마?”
발갛게 얼굴이 붉어진 쿠로오를 보다가 켄마는 나갈 채비를 했음. 꼭 돌아올게. 그리고 계속 옆에 있을게. 간질거려서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을, 쿠로오와 같이 집 안에 두고 켄마는 약속장소로 향했음. 적과 만날 장소는 공사장이었음.
친구라는 탈을 쓴 구울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음. 가끔 인간의 틈에 섞여 신뢰를 준 뒤에 배신하는 맛으로 인간을 먹는 변태같은 구울이 있다는데, 쿠로오가 만난 그 구울이 그 종류인 것 같았음. 그렇다면 누가 우위인지 보여주고 쫓아버리는 할 수밖에.
“벌써 와 있었네? 선물은 미야기 특산품이지만, 솔직히 너한테는 필요 없지? 인간이 먹는 거니까.”
“쿠로의 옆에서 떠나.”
“아니. 쿠로쨩의 옆에서 떠나야 될 건 너야!!”
오이카와가 카구네 (구울의 무기)를 꺼내며 켄마에게 달려들었음.
바늘처럼 생긴 촉수를 가진 카구네. 통칭 린카쿠. 파괴력과 재생력이 장점인데 오이카와는 뛰어난 구울인지 여섯 개나 꺼내고 있었음.
그렇지만-. 켄마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꼬리뼈 근처에서 카구네를 꺼냈음. 그렇지만 너보단 내가 더 강해.
켄마의 카구네를 본 오이카와가 혀를 차면서 달려들었음. 켄마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오이카와의 공격을 피했음. 켄마가 원거리 특화도 아닌데, 오이카와는 계속해서 달려들었고 켄마는 유려하게 피했음. 그러자 체력이 먼저 떨어지는 건 오이카와였지.
“린카쿠는 비카쿠를 이길 수 없어. 상성이 안 좋으니까. 그런 기본도 몰라?”
“시끄러워!”
“쿠로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살려줄게.”
“뭐래. 오이카와 씨는 물러설 생각이 하나도 없거든? 네가 쿠로쨩한테서 떨어져!”
“그러면 죽어.”
켄마는 그렇게 말하고 카구네를 휘둘렀음. 아니 휘두르려고 했음. 달려와서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를 부르려는 쿠로오만 아니었다면 휘둘렀을 것임.
“켄마! 왜 떠날 것처럼 그렇게 말을 하고 가는데!”
“쿠로? 왜 여기에?”
“거기에 장소도 너무 불안하잖아! 공사장이라니! 도대체 뭐가 문제-,야.”
소리치려던 쿠로오의 목소리는 애매하게 끝을 맺었음. 쿠로오를 바라보고 있던 켄마가 갑자기 이상한 것에 끌어올려져 버렸기 때문이었음.
“켄마!”
“쿠로쨩, 오지 마! 도망 가!!”
“오이카와?”
켄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들렸음.
자세히 보니 이상한 것에 휘감겨 공중으로 뜬 켄마의 아래에 오이카와가 있었음. 켄마의 몸에 감겨 있는 게 오이카와의 허리에서 나온 것 같았지.
“쿠로, 뭐하고 있어! 얘는 내가 처리할 테니까 쿠로는 저 기둥 뒤에 숨어! 아니, 여길 벗어나!”
켄마의 외침에 쿠로오가 걷기 시작했음. 다가오는 쿠로오 때문에 오이카와는 움찔했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었음. 상대는 오이카와와 상성이 안 좋은 비카쿠. 기회라면 비카쿠가 얌전해진 지금이 기회인데 힘을 쓸 수가 없었음. 구울이라고 해도, 구울인 것을 들켜버려도, 쿠로오 앞에서 친구를 찢을 순 없어서. 자신이 죽는다고 해도 쿠로오가 우는 건 보고 싶지 않아서. 그렇지만 쿠로오가 죽는 것도 정말 싫어서, 오이카와는 켄마를 공격하기로 결심하고 숨을 골랐음.
하지만 오이카와의 카구네가 움직이는 것보다 쿠로오의 목소리가 더 빨랐지.
“인간인 쿠로오 씨는 그거 조금만 스쳐도 죽거든요? 그러니까 그거 집어넣어.”
“하지만 쿠로쨩, 얘는 구울이고.”
“집어넣어.”
“쿠ㄹ...”
“집어넣어.”
오이카와의 시선이 쿠로오를 지나 켄마를 향했음. 켄마는 이미 비카쿠를 집어넣고 있던 상태였음. 지금이 절호의 기회야, 쿠로오를 지킬 두 번 다시 안 올 찬스야.
“집어넣어!”
그렇지만 오이카와는 쿠로오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음. 오이카와가 린카쿠를 집어넣자 켄마는 무사히 지상에 안착했음.
“쿠로쨩, 걔도 구울이야. 그러니까 이제 그 애와 멀어지는 게 좋을 거야.”
“켄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오이카와한테서는 구울의 냄새가 안 났다며?”
“...”
“켄마!”
쿠로오의 말에 켄마는 시선을 피했음.
“다시 보니 구울이었어. 그러니까 이제 쟤 옆에 가지 마. 내가 더 강해도 쟤가 나 없을 때 쿠로를 위협하면 방법이 없으니까.”
“위협은 네가 하겠지!”
켄마와 오이카와의 눈싸움에 스파크가 튀었음.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데?”
쟤 (얘)가 쿠로의 위험이라 제거하려고 했어. 쿠로오의 물음에 두 명이 지칭만 다른 채 같은 이야기를 했음. 쿠로오는 그 말을 듣고 이마를 짚더니 한 손으로는 켄마를 잡고, 한 손으로는 오이카와를 잡았음.
“대화가 통할 상태인 거 같으니까 일단 우리 집으로 가자. 우리 집 비어 있어.”
“쿠로, 지금까지 뭘 본 거야? 쟤는 구울이야.”
“쿠로쨩! 걔는 구울이야! 집에 들이면 안 돼! 위험하다고!”
“시끄러워! 너희는 몰라도 쿠로오 씨가 공사장에 있으면 양아치라는 소문나기 딱 좋거든요!”
그렇게 해서 셋이 손잡고 쿠로오 집에 가서 대화하는 게 보고 싶다. 알고 보니 서로 상대가 쿠로오를 먹이로 본 것으로 오해를 했음. 그렇지만 말싸움만 하면서 오해를 풀 생각을 하나도 안 하기에 쿠로오가 각각 "날 먹을 거야?"라고 물어보고 아니라는 대답을 받았음.
그러면 뭐가 문제냐고 말하고 화해하라는 쿠로오의 말에 이마 짚는 구울 둘.
“쿠로쨩! 얘도 구울이라니까? 쿠로쨩 안전불감증이야?”
“쿠로, 조금 더 자신에게 신경을 쓰면 좋겠어. 쟤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거의 한 학기 만났거든!”
“반년도 안 됐네.”
그렇게 서로를 못 믿어서 계속해서 말싸움만 하는데 쿠로오의 말에 입에 지퍼 채우는 둘도 보고 싶다.
“그래서 왜 둘 다 고백을 하고 싸우러 갔는데?”
“...”
“장난? 아니면 죽기 전에 해보고 싶던 위시리스트?”
“아니야.”
“아니거든!”
정말 좋아해. 그 말도 둘이 동시에 말했으면.
목숨 걸고 싸우던 둘이 이 날 이후로 사랑의 라이벌이 되어서 티격태격하는 게 보고 싶다. 둘이 데이트하려고 하면 꼭 한명이 마저 끼고, 어디서 자고 온다고 하면 꼭 따라가고. 그렇게 구울 둘과 인간 하나가 예쁜 사랑을 위해 힘껏 움직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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